안녕하세요. 류 선생님이에요! 잘 지내셨죠?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표준어'라는 말을 쓰잖아요. 이 표준어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 드릴게요. 한국 국립국어원은 표준어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통치를 받았잖아요. 일제 강점기 때 한국(당시 조선)에서는 '표준말'의 개념이 등장하였는데요. 그때 한국말을 지키고자 한 '조선어학회'는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만들어 표준말에 대해 정의를 했어요.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 <한글맞춤법통일안>총론 2항 (조선어학회, 1933년 10월) |
그리고 한국은 해방 이후에도 표준말에 대한 정의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에 들어서야 <표준어 규정>이 생겼는데요. 이때부터 '표준말'이 '표준어'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내용에 '시기'와 '사회적 신분'도 개정됐습니다.
표준어는 교양인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표준어 사정 원칙 총칙>(1988) |
북한은 우리(남한)의 '표준어'를 '문화어'라고 부릅니다. 체제가 다르니 명칭도 달라지는 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북한에서도 ‘표준어’라는 말을 잠깐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직접 정한 표준어의 정의는 어땠을까요?
표준어는 조선 인민 사이에 사용되는 공통성이 가장 많은 현대어 가운데서 이를 정한다. <조선어 철자법>(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과학원,1954) |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문화어'로 바꿨습니다. 왜 바꿨을까요? 남한 때문이었습니다.
'김정일저작집 20권'에는 표준어를 사용할 경우 서울말을 표준으로 삼는 것처럼 이해될 수 있어 그렇게 쓰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표준어’라는 말은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표준어’라고 하면 마치도 서울말을 표준하는 것으로 그릇되게 이해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쓸필요가 없습니다.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있는 우리가 혁명의 수도인 평양말을 기준으로하여 발전시킨 우리말을 표준어라고 하는 것보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옳습니다. ‘문화어’란 말도 그리 좋은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쳐쓰는 것이 낫습니다. 『김정일저작집』20권 343쪽 |
그럼, 남한에서 표준어는 어떻게 규정될까요?
위에서 보셨듯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 표준어 규정에는 표준어를 정하는 사회적, 시대적, 지역적 기준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1. 사회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언어여야 한다. 교양이란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를 뜻하므로 교양 있는 사람이란 사회적 품위를 갖춘 사람을 말한다. 물론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비어, 속어, 은어 등을 쓸 수는 있으므로 표준어의 사회적 기준은 상당히 느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어, 속어, 은어 등은 표준어이기는 하되 언어 예절에 어긋난 말들이므로,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사용을 자제하여야 하는 말들이다.
2. 시대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현대의 언어여야 한다. 여기서 ‘현대’는 단순히 시간적으로 현재란 뜻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에서 현재와 같은 구획에 있는 시대를 말한다. 다른 사회적, 경제적 시대 구분과는 달리 언어 사용에서 현대를 구분하는 데에는 뚜렷한 객관적 기준이 없다. 20세기 초의 구어가 현대의 말로 간주되곤 하나, 21세기가 상당히 진행된 현재로서는 20세기 초의 구어를 현대의 말로 간주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한 시대에 최대 4세대가 공존할 수 있으므로 세대 간 시간 차를 30년 남짓으로 잡으면 넉넉잡아 100년 정도의 시간 차가 있는 말들이 한 시대에 쓰일 수 있다. 그러므로 현대를 100년 전으로부터 현재 시점까지의 기간으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 인식은 ‘현대’ 개념의 모호함 때문에 편의상 행할 수 있는 것일 뿐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현대’는 국어 언중들의 직관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3. 지역적 기준으로서, 표준어는 서울말이어야 한다. 이는 표준어의 공용어적 성격을 가장 크게 드러내 주는 기준이다. 가령, 많은 지역 사람들이 모여서 공식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각자의 지역어를 사용한다면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어의 조건으로 서울말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서울말이라도 비표준적인 요소가 있다. “나두 간다.”와 같은 말에서 ‘두’는 서울말이기는 하지만 표준어는 아니다. 교양 있는 사람은 오랜 문자 언어의 관습적 쓰임에 영향을 받아 ‘도’라고 쓰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말은 서울 지역의 말을 바탕으로 하되 언중들의 교양 의식을 반영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말을 표준어의 조건으로 한다는 이러한 규정을 어떤 지역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표준어는 교육, 방송, 공식적 담화 등에서 써야 할 말이지 지역 사람들끼리 편하게 대화하는 경우에까지 꼭 써야 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지역어는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고 지역 사람들의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긍정적 기능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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